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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은 사찰의 경쟁력이다 법 장 무진법장사 주지 법당에 설치되어 있는 에어컨 바람 때문에 은근히 신경전이 대단하다. 이왕이면 시원한 법당에서 기도와 법회를 봉행하기 위하여 대용량의 에어컨을 설치한 것이 화근이다. 에어컨 앞에 위치한 불자는 너무 춥고, 멀리 있는 불자는 덥다. 그래서 골고루 시원한 바람이 순환하도록 선풍기를 돌리면 머리가 날린다고 선풍기 앞에 있는 사람은 선풍기를 끄고, 에어컨 앞에 있는 사람은 춥다고 또한 에어컨을 끄고자 하는 작은 신경전이 있다. 그렇다고 많은 사람이 함께하다 보니 불편한 장소를 피해서 자리를 잡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난 최적의 법당 환경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염두에 둔다. 법당의 청결함, 적당한 환기, 적당한 온도, 알맞은 조명 등 모든 배려가 있는 절이어야 된다는 생각들이다. 아울러 스님과 불자들의 친절한 태도는 필수다. 우리가 가게나 음식점에 갔을 때 친절한 서비스를 받고나면 기분이 좋고 다음에 다시가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닌가. 반대로 서비스가 엉망이면 본전 생각이 나고 다음에 다시 그곳을 찾는 일은 없을 것이다. 처음 절을 찾았을 때 모든 것이 서툴고 어설픈 것은 당연하다. 이럴 때 누군가 친절한 안내를 하고 관심을 기울여 준다면 고마워 할 것이다. 그는 그 절에 안착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설령 그 절을 다니지 아니할지라도 절을 찾아온 사람을 친절하게 안내함이 당연한 것이 아닌가. 사찰의 종무소에 전화를 했을 때 친절한 응대와 절을 찾았을 때의 따뜻한 안내와 친절한 배려가 습관이 되어야 되지 않을까. 우리가 돈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베풀 수 있는 보시에 일곱가지(無財七施)가 있다고 하지 않는가. 그 가운데 화안시(和顔施)가 있다. 온화하고 환한 얼굴 자체가 남을 위하여 베푸는 훌륭한 보시가 된다는 것이다. 잔뜩 찌푸린 얼굴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상큼하고 온화한 미소를 띤 사람을 대하면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진다. 몇 년 전 대만의 불광산사를 순례할 기회가 있었다. 불광산사에서 운영하는 사찰이나 관계시설을 며칠동안 견학하는 별로 길지 않은 일정이었다. 일정 내내 놀라움과 경이로움으로 가득했다. 규모와 운영시스템에 놀랐고, 50여 년만에 이룬 성장 속도에 놀랐고, 내부 시설에도 놀랐다. 완전 주눅이 들었다. 하지만 더욱 놀란 것은 우리네 일행을 맞이하는 스님과 불자들의 친절함이었다. 공항에서부터 오랜 시간 기다리면서 수 십 명의 불자들이 꽃과 화환을 들고 환영의 노래를 부르면서 영접하는 모습, 사찰에 도착하자 역시 많은 스님과 불자들이 도열하여 노래하면서 손을 흔들어 맞이하는 모습, 공양을 할 때나 숙박에 불편함이 없도록 배려하는 그들의 모습, 절에서 환송하는 장면들, 가는 곳마다 유사한 모습들과 마주치게 된다. 스님 한분 한분이나 자원봉사 불자들의 친절함과 미소를 잃지 않는 표정은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 대만불교에 대한 인상이다. 요즘 삼복더위에 하안거나 우란분재 기도를 하느냐고 스님이나 불자들의 정진이 대단하다. 대개의 사찰이 냉방시설이 변변치 않은 관계로 온 몸을 땀으로 목욕을 하면서 기도에 동참한다. 이럴 때 불자들을 위하여 조금이라도 시원하게 기도의 환경을 조성하도록 배려해주는 따뜻한 마음이 더욱 그립다. 사찰은 이제 단순히 기도와 법회, 그리고 교육을 하는 장소가 아니다. 삶에 지친 세상 사람들에게 희망과 용기 그리고 위로를 주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그리하여 다시 신바람 나게 살고자하는 욕구가 샘솟게 하는 정신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성스러운 업소(?)라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사찰과 스님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소비자인 불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좀 더 고민을 해야 한다. 분명 친절과 서비스는 사찰의 경쟁력이다. 온화한 미소를 머금고 친절하게 맞이하는 스님과 불자들의 생동감 넘치는 법회나 재일기도날이 될 것을 상상하며 오늘도 일요법회를 준비한다. [불교신문 제2254호/2006년8월19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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