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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도사(通度寺)의 동승(童僧)들 【 통도사 】 영축산 천연의 성지 쉬어간 이 그 몇인가? 구름은 산 너머로 흘러가고 달은 솟아 동구에 떴네! 맑은 눈빛은 바다처럼 푸른데 티끌세상 한갓 헛된 꿈일세! 고금의 참 면목이여 벼랑아래 물 언제나 맑게 흐르네! 선시(禪詩) - 김 구하. 경봉지음- 양산 통도사(通度寺)는 조선의 3대 사찰의 하나로 불(佛) 법(法) 승(僧) 삼보(三寶) 중 불보사찰로 불리며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봉안하고 있고 이 절이 위치한 산의 모습이 부처가 설법하던 인도 영취산의 모습과 통하므로 통도사라 이름 했으며(此山之形通於印度靈鷲山形), 또 승려가 되고자 하는 사람은 모두 이 계단(戒壇)을 통과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통도라 고 하며(爲僧者通而度之), 모든 진리를 회통(會通)하여 일체중생을 제도(濟道)한다는 의미에서도 통도사(通度寺)라고 하는 절이다. 이 절의 창건은 신라의 자장(慈藏)선사가 당나라에서 불법을 배우고 돌아와 신라의 대국통(大國統)이 되어 왕명에 따라 통도사를 창건하고 승려의 규범을 관장, 법식(法式)을 가르치는 등 불법을 널리 전한 데서 비롯된다. 이때 부처의 진신사리를 안치하고 금강계단(金剛戒壇)을 쌓아, 승려가 되고자 원하는 많은 사람들을 득도케 하였다. 이렇게 창건된 이 절은 이후 계율의 근본도량이 되었고, 신라의 승단(僧團)을 체계화하는 중심지가 되었다. 창건의 정신적 근거이며 중심인 금강계단은 자장과 선덕여왕이 축조하여 부처의 진신사리를 안치한 이후 불법 도량으로 많은 고승들이 기거하는 곳이기도 했다. “마하반야바라밀다심경 (摩訶般若波羅蜜多心經)” “관자재보살 행 심 반야바라밀다시 조 견 오 온 개 공 도 일체고액” (觀自在菩薩 行 深 般若波羅密多時 照 見 五 蘊 皆 空 度 一切苦厄 ) 반야심경 독경이 한창인 통도사 법당안 머리를 파리하게 깎은 동승 하나가 독경에 열심이었다. 고요한 산사는 낭랑한 독경소리와 한가로운 풍경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오후이었다. “야! 도연(度緣)아! 이리와 봐! 빨리!” 법당 안으로 빼꼼이 목을 내밀고 동승을 손짓해서 부르는 어린 비구승이 있었다. 그 소리를 들었는지 못들었는지 법당안의 동승은 목탁을 두드리며 독경을 계속하였다. “사리자 색불이공 공불이색 색즉시공 공즉시색 수상행식 역부여시“ (舍利子 色不異空 空不異色 色卽是空 空卽是色 受想行識 亦復如是) 비구승은 입을 삐죽이며 “저 자식이 듣고도 못 들은 채 하는 것 좀 보지! 아유! 저걸!” 하면서 주먹을 쥐고 내질렀다. 이윽고 독경이 다 끝났는지 부처님 앞에 합창한 동승이 법당을 나와 고무신을 신었다. “에라, 요것아!” 기둥 뒤에 숨었던 비구승이 주먹으로 동승의 머리를 콩하고 쳤다. “아 야야 우담, 너 여자라고 봐 주니까! 시방 또 오빠에게 까불어!“ 동승이 짐짓 화를 냈지만 그 얼굴은 웃고 있었다. 아! 그 얼굴은 이태원 고개에서 청군 군사들이 총을 쏘는 그곳으로 뛰어들던 양재기(楊 載基) 바로 그였다. 그가 어떻게 죽지않고 통도사에 동승이 되어 있는것 일까? “메롱! 억울하면 여자하던지! 갈데가 있으니 얼른 와!” 비구승은 혀를 쏙 내밀어 약을 올리더니 손을 잡아 끌며 재촉했다. “왜! 또, 큰스님 아시면 경을 치려고?” 도연이라고 불리는 양재기가 그 손을 뿌리치면서 말했다. “싫으면 관둬! 사내 새끼가 겁이 많기는, 생긴데로 좀 놀아라! 송충이 눈썹이 아깝다! " 우담은 그러면서 입을 삐죽거리면서 다리 있는 데로 뛰어갔다. 우담은 원래 계향이라는 애기기생 이었는데 관가를 도망쳐 나와 이곳 통도사에 와서 비구승이 되어 법명도 받았지만 사사건건 말썽만 일으키는 골치 덩어리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그 심술보에 그 얘기를 안들으면 어떠한 해꼬지를 할지 모른다. 도연은 가만히 큰스님 공양시간을 생각해 보니 조금은 여유가 있었다. 그래서 저 변덕쟁이 비위 장머리 함부로 건드려 놓았다가 지난 번처럼 큰스님 공양에다 개구리라도 집어넣어 놓으면 또 큰일이다 싶어 우담이 사라진 다리께로 뛰어가며 외쳤다. “우담, 같이 가!” 그렇게 정신없이 뛰어가는데 다리 앞에서 “메롱!” 하면서 우담이 뛰쳐나와 놀리는 것이었다. 아무튼 못 말리는 계집애 이었다. “야! 그렇게 부르지 말란 말이야, 나는 분남이야, 배분남(裵粉男)이라고! 그까짓 중 이름 싫단 말이야!” 우담이 또 고집을 부린다. 그렇게 큰스님한테 회초리를 맞으면서도 법전공부는 신경도 안 쓰는 우담이었다. 그렇게 투덜거리며 도연을 잡아끌고 간곳은 개울가 찔레 덤불숲 바위 위였다. 그곳엔 여느 때와 같이 김구하(金九河)도 나와 있었다. “야! 분남아! 난 공양 간에 물 길러 가야 된단 말이야! 삼연보살님께 구중 듣는단 말이야! 무슨 일인데?” 김구하도 도연이처럼 불러 나온 모양이었다. 아무튼 이 조그만 비구승이 동승 둘을 자기 손아귀에 넣고 주물럭거리고 있었다. “에이! 사내새끼가 그렇게 겁나면 부랄떼어 버려 임마! 그까짓 힘없는 곰보 할머니 못한다고 떼거리 쓰란 말이야! 그러면 지가 별수 있간디!" 아무튼 대책이 안서는 아이 이었다. “자, 짜잔! 이것 봐라, 이 누나가 배고픈 중생들 구제하려고 준비한 것이다!” 그렇게 말하며 우담이 아니 분남이가 찔레 덤불 속에서 꺼내 놓은 것은 보리밥이 수북한 바가지에 호박잎에 싼 생된장 이었다. 보나마나 삼연 보살님 몰래 훔쳐온 것일 것이다. “ 너! 또, 지난번 큰스님에게 그렇게 경을 치고도 또 이 짓이냐! 좌우지간 네 도벽은 못 말린다. 못 말려!” 도연과 구하가 같은 목소리로 합창을 하듯이 말했다. 얼마 전에 이런 일이 발각되어 세사람 다 큰스님 성해(聖海)스님께 회초리를 맞고 삼천배의 벌을 받았던 것이다. “흥! 사내 새끼들이 그렇게 겁이 많아서야, 싫으면 관둬라! 바보 멍청이들! 그렇게 배나 골골 골아라! 쳇!” 우담은 그렇게 내 뱉고는 보리밥 바가지를 끌어안고는 손으로 보리밥을 한웅큼 집어서 입에넣고 손가락으로 생된장도 조금 떼어 넣고는 볼이 터지라 우물우물 거리며 맛있게 먹었다. 점심 공양이 끝난 지 한참이 되었고 저녁 공양은 조금 남은 시간이라 염치없이 두동승의 배에서는 “꼬르륵 꼴꼴”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 소리를 듣고는 우담이 배시시 웃더니 더욱 맛있게 한웅큼의 밥을 더 집어넣고 우물거리기 시작했다. 침까지 꼴가닥 삼키던 김구하가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듯이 도연이의 옆구리를 꾹 지르더니 밥 바가지로 달려들어 정신없이 밥을 입에 몰아넣었다. 도연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셋은 정신없이 보리밥을 몰아넣고 된장을 찍어 먹기에 바빴다. 그렇게 순식간에 밥 바가지를 다 비운 세 동승은 서로의 얼굴을 쳐다보며 한바탕 웃었다. 밥알이며 된장이며 입 가장자리에 잔뜩 묻어 있었다. 아무리 스님이라도 애들은 애들이었다. 그리고 한창 먹을 나이인 것이다. “아! 배부르다! 거 봐라, 항상 누나말 들으면 손해 볼 것 없단 말이야!” 우담이 커~ 억~ 커 하며 큰소리를 쳤다. “하지만 이것은 나쁜 일이야! 우리 때문에 누군가 공양을 적게 먹어야 된단 말이다!” 도연이 왠지 꺼림직한 얼굴로 말했다. “아이고, 성불하시겠습니다. 도연스님! 사내자식이 난 말이야, 언젠가 이절을 떠 날거야! 그리고 멋있는 신여성이 될 거야! 그리고 모든 남자들을 내손에 가지고 놀 것이야! 호호호” 우담이 아니 분남 이가 그렇게 웃으며 벌떡 일어나더니 회색 승복 자락을 너울거리며 춤을 추었다. “낙양성 십리하에 높고 낮은 저 무덤은 영웅호걸이 몇몇이며 절세가인이 그 누구냐” 그것은 기생들이 부른다는 노래가락이었다. 누군가 스님이 들으면 또다시 지도곤을 치를 일이어서 도연스님이 얼른 분남이에게 다가가 그 입을 막아버렸다. “퉤 에 퉤! 아이 짜, 왜 그래, 더럽게 ” 분남이가 침을 탁 뱉으며 짜증을 부렸다. “빨리 가자, 공양 시간 다 되었어, 큰스님이 찾으실라. 빨리 서두르자!” 도연이 구하와 분남이의 손을 잡고 개울가를 벗어났다. 개울에는 둥둥 분남이가 버린 바가지가 둥둥 떠내려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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